신앙관

말씀: 시낭송회에 부쳐(1)

장군 (성준현) 2017. 11. 12. 16:05

          말씀: 시낭송회에 부쳐(1)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입니다.

          문득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입니다.


          노을 타는 내음에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듯

          계절이 바뀌고 누군가 아픕니다.

          꽃이 피고 누군가 아픕니다.


          그누군가를 위해 토닥토닥 위로한 적 있는지요.

          돌틈에 떨어진 풀씨 한 톨만큼이라도

          누군가의 마음 속에

          따뜻한 촛불 하나 켠 적 있는지요.


          삶의 따스했던 순간들과

          꿀벌처럼 잉잉거리던 달콤한 시간들은

          모두 침묵한 채

          겸허한 두 손을 모으는 계절입니다.


          (다형 시낭송회 회장: 정혜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