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관
단편소설- 저자 송진수
장군 (성준현)
2019. 1. 13. 15:31
제목: 집 앞 물오리 나무(5)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이지요?
개스회사에서 심어준 이 나무가
지금의 아내와 많이 닮았답니다.
나를 닮은 물오리 나무 역시 땅속으로 스며든
개스의 독 때문에 힘을 펴지 못했고,
힘을 펴지 못하니 곰팡이며 이끼등이 기생하게 되고,
병색이 완연한 나무였습니다.
한 겨울 비 바람에 찌들어 앙상하게 서 있는
나무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달라 보일 때면
혹시나 죽은 것은 아닌지
달려나가 만져보곤 했답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까지
내 자신을 닮은 이 나무에
연민의 정을 더 느낀 나는
비료는 물론이고 날씨가 너무 더운 여름날엔
물도 끼얹어 주고 엄청나게 큰 나무의 가지 가지마다
기생 식물도 제거해주며 정성을 다하기를 10여년,
열매도 못맺고 잎파리는 뒤틀렸던 나무가
조금씩 조금씩 기운을 차리는 듯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