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신- 현 님

장군 (성준현) 2010. 7. 28. 09:58

현 님

 

서울엔 비가 내린다고?

방 앞 하늘도 금방 빗 님이 내려오실 듯 하외다.

오늘까지 사흘동안 저렇게 기회만 보고 웅크리고 앉았으니

그냥 막 퍼부었으면 좋겠어요.

불쾌지수가 오래 간다나요?

이렇게 나도 섬에 와서 있으니 귀양살이 온 기분같이 쓸쓸하지만

이렇게 다정히 찾아오는 현과 학교 선생님들이 염려 해주시니

감사 드릴 뿐이옵니다.

그동안 얼마나 공부하셨는지요?

부지런히... 부지런히.. 하셔서

꼭 현과 나와의 바램이 이뤄 주시길 기도합니다.

자주 소식 달라고 보채 서 미안합니다.

자주 찾아오지 안으면 왠지 없어져 버린 것 같아.

그런데 이젠 생각을 달리 했어요.

늦더라도 참기로 했습니다.

 

         시- 동행(조병화)

찾아서 같이 찾는 길,

같이가는 길,

오로지 직선으로, 직선으로

훤한 말씀 들려 오는 길,

버려서 가득 찬 마음.

보이는 세상, 보이지 않는 세상

왕래를 하며 영원으로, 영원으로, 오로지 영원으로

인생은 잠시 밟다 돌아 가는 길

고독이라는 은잔이 가볍다.

 

1967. 7. 14. 성의 사나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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